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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서 기자기자 페이지

5월 11일 단독콘서트 '관우에게 광호가'

"언더 시절 광호가 조관우 만들어…과거로 돌아가는 공연"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광호(조관우 본명)가 관우를 만든 거죠. 언더그라운드에서 음악을 배우지 못했으면 조관우 인생은 짧았을 거예요. 30년 못 버텼을 거야…"

조관우(조광호·58)는 지난 30년 가수 인생을 돌아보며 문득 데뷔 전 '광호로 살아온 28년'이 머리에 스쳤다. 음악 하는 형들에게 발로 차이기도 하고,데뷔년조관우quot본명은광호잊고살던조광호데리고나올것김용태 교수님은 어느학교 졸업하셧나요? 클럽에서 일하며 뒷산에 올라 발성을 연습하기도 하던. 서글프지만 노래 하나로 충분했던 그 시절.

지난 29일 경기 고양시의 한 카페에서 만난 조관우는 그런 조광호를 "너무 잊고 살았다"고 말했다. 그가 오는 5월 열리는 30주년 콘서트 제목을 '더 메모리즈 : 관우에게 광호가'로 지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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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연은 그가 가수 조관우라는 이름을 내걸고 선보이는 10여 년만의 단독 콘서트다. 주변 사람들이 30주년을 격려하며 용기를 줬고, 그에 힘입어 공연을 결정했다고 한다.

조관우는 이번 공연에서 "자꾸 과거로 돌아가는 걸 해보겠다"며 "(광호와 관우를) 넘나드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중에서도 그가 가장 기대하는 무대는 조광호 시절 발매한 음반의 수록곡 무대다. 그의 이름과 함께 '재즈'(jazz)라는 글자가 박힌 이 음반은 '초 희귀 LP(바이닐)'로 취급되며 시중에서 130만원가량에 거래되고 있다.

"1992년 발매된 걸로 돼 있는데 녹음은 그보다 3~4년 전에 한 거예요. 군 제대 뒤고, 코러스에 참여한 애 엄마가 스무 살 때니까 1989년도쯤이죠… 그냥 묻힌 음반인데, 팬이 조광호 음반이라면서 가지고 있었고, 아버지도 하나 갖고 계시더라고요. 다 어디로 흩어진 줄 몰라요. (웃음)"

브라스(관악기) 3인을 포함한 12인조 세션으로 꽉 찬 사운드를 준비 중이라는 그는 "조광호를 데리고 나오는 게 가장 기대된다"며 들뜬 표정을 지어 보였다.

조관우는 국악인 집안이다. 아버지 조통달과 이모할머니인 박초월이 모두 판소리 명창이었고, 조관우 역시 어려서부터 국악을 배워 국악예고에 진학했다. .

그러나 가수로서의 그의 음악적 기반은 이런 집안의 배경과는 거리가 먼 솔(soul)과 펑크, 그리고 디스코다. 그를 독보적인 위치로 올려놓은 가성 창법 그런 기반에서 나왔다.

1994년 발표한 데뷔 음반 '마이 퍼스트 스토리'(My First Story)의 수록곡 '늪'에서는 그 창법의 정수를 느낄 수 있다. 그는 지난 30년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묻자 망설임 없이 1집 발매 당시를 꼽았다.

"(1집) 음반 내고 보름인가 있었는데 온통 조관우 테이프만 늘어놓고 파는 거예요. 그걸 지금도 잊지 못해요. 이야, 조관우가 됐구나. 이루 말할 수 없었죠."

1집 커버에서 조관우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다. '얼굴이 알려지면 리어카도 못 끈다', '남의 상품이 되는 길에 들어서는 거다'라며 겁주는 아버지의 말에 "조관우가 되는 게 두려웠던 것 같다"고 그는 회상했다.

당시 방송 출연을 모두 거절한 데 대해 아쉬움도 남는다는 그는 "(얼굴이 안 나와서) 화상을 입었네, 대머리네 하는 소문이 진짜 많았다"고 뒷얘기도 전했다.

가장 널리 알려진 곡은 '늪'이지만,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은 1997년 발매된 정규 4집 '웨이팅…'(Waiting…)의 수록곡 '길'이다. 이 곡이 "광호일 때 한 음악과 아주 흡사하다"고 했다.

쉽지 않은 창법을 구사해온 만큼 시련도 있었다. 대중적으로 한 차례 더 이름을 알린 2011년 MBC 노래 경연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 출연 이후 그는 성대결절 수술을 받아야 했다.

"(이 창법이) 나이 50이 넘어가면 유지하게 힘들대요. 더군다나 저는 가성도 하고 진성도 한단 말이에요. TV를 통해 노래하려면 질러줘야 하잖아요. '황새'가 되려다가 목에 상처가 난 거죠."

그는 "수술 후에는 목소리를 계속 찾아갔고 지금은 자신감이 회복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조관우는 그간의 적지 않은 굴곡에도 30년을 음악에 바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서 "간단하다. 그것밖에 할 게 없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연기를 하기도 하는데, 배우 조관우나 작가 조관우라고 하면 웃길 거 아니에요. 제일 어울리는 말이 가수 조관우잖아요."

성수대교 붕괴의 비극을 그린 '실락원'(1999), 세월호 추모곡 '풍등'(2014), 평양 방문의 감회를 담은 '평양에게'(2019)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조관우는 시대를 노래하는 가수이기도 하다.

"오래 가려면 유행가 가수는 되지 말라"는 아버지의 당부를 마음 깊이 새긴 덕에 사회적 메시지가 음악에 스며들었다. 그는 "어릴 적 더부살이하면서 눈치를 많이 보고 살았다"며 "안된 사람들을 만나면 가슴이 아프다"고도 했다.

"조관우라는 이름이 많이 잊혔는데 이번 기회에 살아난다면… 사회적 음악이든 뭐든 오래 기억될 음악을 하고 싶어요."

조관우의 30주년 기념 콘서트는 5월 11일 서울 영등포 명화라이브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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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는 카카오톡 okjebo<저작권자(c) 연합뉴스,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2024/03/31 08: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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